교통사고 과실비율 정확히 따지기, 상대방 및 보험사에 호구 당하지 않는 법 (차선 변경)

지난 포스팅에서는 교통사고 발생 시 처리 매뉴얼에 대해 소개해드렸어요.

자동차 교통사고 발생시 처리 순서 및 방법 (직접 만든 쉬운 매뉴얼)

 

그리고 최근 부모님이 교통사고를 당하셨다는 말씀도 전해드렸는데요.

사고 관련해서 아직 보험 처리 진행 중에, 보험사로부터 과실 비율이 100:0이라는 황당한 소리를 듣게 됐어요. (전적으로 저희의 과실이 100%라는 말입니다.)

 

"저희가 앞서 있던 차량인데요?"

"뒤에서 오던 차가 해당 도로 제한 속도를 넘어서 고속 주행하면서 박았는데요?"

 

어떤 말을 해도 보험사 보상 담당자와 도통 대화가 되지 않았습니다. 정확히는 보상 담당자가 저희를 협박하다시피 겁을 주며 일을 크게 만들 필요 없이 100:0 인정하고 끝을 내자는 겁니다.

저희가 보장이 필요한 상황에서 권리 보호를 받고자 큰 비용을 내며 보험에 가입하는 것인데, 이건 그냥 남의 편인 것 같았습니다. 연말연시라 일하기가 싫은 건지, 노부부라고 무시하며 일 편하게 끝내려는 건지,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어요.

 

저희가 겪은 과실비율 관련 상황과 함께, 보험사에 당하지 않고 정확히 따지는 법을 공유하려고 합니다.

부디 사소한 경험일지라도 유사한 상황에 처한 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보험사의 과실 비율 추정

 

 

부모님이 타셨던 세단의 모습입니다. 뒤에서 오던 대형 트럭에 받쳐서 거의 폐차를 해야 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어요.😭

 

저희 차가 1차선에서 우회전을 위해 2차선으로 깜빡이를 켜며 차선 변경을 하던 중이었습니다.

2차선 후미에서 주행하던 트럭은 저희를 보고도 속도를 줄이거나 피하지 않고 그대로 고속 직진을 하면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부모님은 교통사고 직후 차량 문도 열고 나올 수 없는 상태가 되어, 차 안에서 112로 전화해 구조를 요청해서 겨우 탈출했습니다.

해당 트럭은 손상 없이 멀쩡했고, 운전자도 그런 저희를 그저 팔짱 끼고 차 밖에서 구경하더군요. 구호 조치 따위 없었습니다.

 

현장 조사를 마친 보험사에서는 저희에게 전적으로 과실 책임(100:0)이 있다고 연락을 해 왔습니다.

두 차 모두 주행 중인 상황에서는 100:0은 거의 없는 일이고, 고속 주행하며 전방 주시 안 하고 박은 그 차가 과실이 0이라는 게 말이 될까요?

 

보통은 사고 처리를 보험사가 진행하면서 현장 조사했던 내용을 바탕으로 두 차간의 과실 비율을 정하게 됩니다. 참고로 경찰 신고를 통해 사건이 접수된 경우에는 경찰에서도 과실에 대한 의견을 받기도 합니다.

 

사실 사고에서는 절대적인 정답이라는 게 존재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초기의 과실 비율은 추정치(제안치)입니다. 과실 비율은 서로 합의가 되는 경우 그대로 확정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보통은 운전자간 보험사를 통해 논쟁을 거치며 다소 비율 조정이 되는 과정을 거칩니다.

과실 비율 조정 과정에서 설득과 증명 등이 필요한데요. 재미있는 것은 그 과정을 보험사가 아닌 운전자가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저의 다수 경험임!)

 

이번에는 고생하지 않고 잘 해결해 주길 바랐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남에게 기대할 수는 없었습니다. 보험사일지라도 말이죠.

 

 

과실비율 객관적 판단하기

 

과실비율을 잘 모르시겠다면, 먼저 보험사가 말한 과실비율과 판단 근거를 들어 보세요. 이 과정에서 풀어가야 할 방향의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런 다음 과실비율을 객관적으로 직접 따져봅니다. 내 사고 상황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본인이거든요.

과실비율 정보포털 사이트를 통해 여러 가지 상황 중 내 상황에 가장 비슷한 상황을 검색해 과실 비율을 확인합니다.

 

상황별 과실비율 알아보기

 

출처: 과실비율-분쟁심의위원회

 

해당 사이트를 통해, 저희 사고의 경우에도 유사한 경우를 찾아봤습니다. 일반적인 경우에는 저희가 70%의 과실이 될 수 있다고 나왔습니다.

추가로 과실비율 조정 가능한 사례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후행 직진 차량이 과속인 경우에는 해당 차량의 과실비율이 더 높아지겠죠. 그럼 저희의 적용 과실은 70%보다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제가 조사해본 바에 따르면, 다음의 상황일 때는 차선 변경 차의 100% 과실이 됩니다.

• 방향지시등 미점등 후 차선 변경
• 실선구간 차선 변경
• 불법 주정차 차량 차선 진입

 

저희는 차선 변경 시 위와 같은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도 왜 보험사 직원은 왜 저희에게 100%의 과실이라고 말하는 걸까요?

 

짧은 거리에서의 갑작스러운 차선 변경이기 때문에, 상대방 차량이 피할 수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하더군요.

(그나저나 당신 누구 보험사임? 🤬)

 

"저희는 깜빡이를 켜고 천천히 차선 변경 진입했습니다. 그런데 저희 차에 양보할 생각 없이 고속으로 달린 상대 차가 사고에 책임이 있지 않을까요? 100% 과실은 인정할 수 없습니다."

저희는 이런 식으로 객관적인 논리를 찾아가면서 보험사에게 전달해야 합니다. 그래야 보험사의 담당자는 앵무새처럼 이라도 상대에게 전달하면서 과실 비율을 조절해 가는 노력을 하는 시늉을 할 겁니다. 보통은 이런 과정에서 과실 비율이 적절한 수준으로 조정이 됩니다.

 

그래도 납득하기 어려운 과실비율이 정해진다면, 과실비율 분쟁 심의 위원회에 의뢰를 통해 과실 비율을 따져볼 수도 있습니다. 이 때도 인정이 되지 않는다면 소송을 하는 과정도 있다고 들었지만 거기까진 가고 싶진 않네요.🙁

 

 

과실비율 관련 과거 사례 및 대처법

 

저희는 일전에 있던 다른 자동차 사고에서는 저희가 상대 차량의 12대 중과실 (제한속도 20km/h 이상 초과 운전)도 직접 밝힌 적이 있어요. 블랙박스에 속도 기록이 없어서 주변 사물로 상대 속도 계산하고 자동차 바퀴 스퀴드 자국 분석한 후에 따져셔 보험사에 따졌답니다. 처음에는 저희 과실을 오히려 크게 잡았던 저희 보험사가 나중에는 저희 설명을 듣고서야 반대 주장을 해주더군요. 이렇게 완전히 가해자가 뒤바뀌는 상황도 있답니다.

 

혹시 교통사고가 났다면 보험사 담당자에게 과실 비율 주장을 듣더라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시지 않길 바랍니다.

'과실비율 정보포털 사이트'를 통해 객관적으로 판단도 해보시고, 인터넷 검색이나 손해사정사 분들께도 가능하다면 자문을 받아보기도 하시는 게 필요합니다. 요새는 무료 혹은 저렴한 가격에 손해사정사 상담도 가능하더라고요.

소비자가 보험비도 내고 일도 대신해야 하는 화가 나는 상황이지만, 본인의 손해를 피하려면 뭐라도 해야겠죠.😥

 

이번 저희 부모님 교통사고 때, 부모님은 사고로 차 문도 안 열리는데 머리에 피도 나시고 하신 상황이었는데요. 멀쩡하게 팔짱 끼고 저희를 쳐다보고만 있던 상대 차주분은 며칠 후 되어서야 대인 접수를 요청을 해왔습니다. 굳이 병원 다니며 나일론 환자로 얻어내실 게 있나 봅니다. 어처구니없는 과실 비율 이야기를 들은 걸까요? 100:0이면 본인 부담금도 없이 맘 편히 치료받고 보상받을 수 있거든요.

 

제발 이번 교통사고 처리도 제발 저희의 노력으로, 상식적인 수준에서 끝나기를 바랍니다!